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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빈브라더스 공동구매 후기_트로피칼 블렌드와 몰트 블렌드

이상명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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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브라더스는 제게 무엇이 스페셜티 커피이고 왜 스페셜티 커피를 마셔야 하는지 알려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2019년 처음 빈브라더스 강남점의 커피를 접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빈브라더스는 변하지 않는 울림을 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위 후기는 제 추억이 들어간 일기 형식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우연히 옆자리에서 발견한 얇은 수필이라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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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달, 기대하던 빈브 공구가 떴음에도 선듯 구매를 망설인 데는 나의 건강문제가 제일 컸다. 커피를 줄일수밖에 없는 상황에 어느덧 내가 마실 커피보다 어머니께 해드리는 커피가 더 많아졌다. 일주일에 한번 커피를 마실까말까 하게 되었는데, 이번 공구에 참여해야되나 고민이 들었다. 근데 트로피칼 블렌드의 절반이 디카페인이라는 설명을 보고선 주문을 결심했다. 몰트 블렌드 1킬로와 트로피칼 블렌드를 주문했다.


한정 시그니처 블렌드로 나온 트로피칼

후블렌딩의 정성은 여실히 맛과 향으로 전해진다. 프레이그런스에서 느껴지는 향은 매우 강렬하면서 향긋한 열대과일스러웠다. 케냐와 엘 파라이소 두 콩의 맛과 향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두개가 조화가 되면 제3의 향이 나껴지는게 매우 신비로운 경험. 모 커피업체의 대표님이 말씀하신 최고의 커피는 블렌딩을 통해 나온다고 한다는 지론에 어느정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향이었다. 오랜만에 “커피 냄새 정말 특이하다” 가 아닌 “커피 냄새 진짜 좋다” 라고 느꼈다.

 


뜨거운 물을 부은 후 아로마 역시 매우 단 향, 커피에서 처음 느껴보는 꽉 찬 단향이었다. 아로마 역시 남다른 커피. 보통커피의 단맛이 어떤 느낌이냐고 할때 나는 흑당의 냄새가 난다고 표현하지만, 이 커피는 흑당보다 라이트한 옅은 갈색설탕의 냄새에 과일과 꽃향이 가미된 꽉찬 단향을 갖고 있다. 처음 느껴보면서도 먹어본 커피 중 가장 단 향이 남에 놀랐다. 어느정도 커피 맛의 스펙트럼은 무슨 커피든 예상할 수 있다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경험이 반가웠다. 


특이사항으로는 매우 물빠짐이 느린 커피라는 점. 어떤 커피든 보통 2분에 거의 딱 맞춰 내려오게 레시피와 분쇄도를 설정해두었는데, 항상 사용하는 레시피로 처음 시도한 추출은 30초 이상 늦게 추출되었다. 아마 디카페인 원두가 물흐름에 영향을 준 것 같다. 


추출된 커피 표면에서도 역시 아로마가 강하고 선명하다. 보통 프레이그런스에서 감동하고 물 부은 뒤 아로마에서 같은 콩이 맞나 의심하며 추출 결과물에 실망하는 경우가 잦은데, 역시 빈브라더스의 로스팅은 누구의 로스팅보다 정직하다. 정직은 신뢰가 되어 빈브는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인 커피를 제공할거라 자연스레 믿게 된다. 2019년 처음으로 내게 스페셜티의 감동을 준 빈브라더스의 강남역점은 이제 기억 속 추억의 장소로 남았지만, 이 정직한 맛과 향은 매장에서 마시는 것과 다르지 않아 금방이라도 한잔을 다 비우고 바로 내려가 비교시음 커피를 요청해야만 할것같다. 기억에 남기고 싶어 식탁 한켠에 꽃힌 빈브의 원두카드들이 생각난다. 이때 참 커피 맛있었는데. 사족이지만 개인적으로 콜롬비아 몬테블랑코 게이샤의 살구향은 잊을 수 없다. 




어째서인지 커피 리뷰로 시작해 추억팔이로 글이 끝이 났지만, 의식의 흐름에서 좋은 커피가 주는 특별한 경험이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여행, 시간을 기억하는 여러 방법 중 나에겐 커피가 유독 잘 먹힌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늦은 8월에 트로피칼 블렌드 커피를 뒤늦게 알게된게 아닌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녀석과함께 여름을 보냈다면 더욱 근사했을 텐데. 이 아쉬움은 따뜻한 몰트블렌드 라떼로 달래야 할것 같다. 처음 먹어본 몰트 블렌드는 마치 숭늉과 같은 구수함이 있었다. 몰트를 사랑하는 사람은 몰트만 찾게 된다던 이유를 알수 있었다. 분명 아라비카와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탈리아 에스프레소에서 느꼈던 그 특이한 맛과 향이 이 로부스타에서 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로부스타는 단순히 저렴한 콩이라기보다는 타겟층이 다른 커피라고 불러야 될거 같다.그리고 몰트를 라떼로 만들어 마셨을때 아라비카만 쓴 다른 블렌드보다 뒷 여운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걸 느꼈다. 무엇보다 어머니가 딱 한입 드셔보고 맛있다고 해주셨으니 다행이다. 보통 이 커피가 정말 맛있는지 알아보려면 상대방의 커피가 줄어드는 속도를 관찰하는데, 어머니의 라떼가 순식간에 잔을 비운 것으로 보아 이 말은 틀림없는 진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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